눈이 오는 날, 활짝 핀 벚꽃 아래 서 있었어요. 말도 안 되는 조합인데, 그게 실제로 눈앞에 펼쳐졌다는 게 아직도 믿기지 않아요. 훈이랑 협이 생각났어요. 너무 다르고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데, 같은 프레임에 담기니까 묘하게 아름답고, 또 찡하게 어울리는 느낌.이질적이라서 더 특별하고,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 순간이었어요.벚꽃과 눈의 조합, 이상기후지만 아름다워사실 이건 분명 이상기후예요. 4월에 눈이 오다니. 기후 변화가 점점 현실이 되어가고 있는 걸 몸으로 체감하는 중이죠.그런데 그 부조화 속에서 벚꽃과 눈이 하나의 장면을 만들어내는 건 또 다른 의미로 다가와요.흩날리는 눈 사이로 연분홍 벚꽃이 흔들릴 때, 이 장면은 진짜다 싶었어요.훈이와 협, 닮은 듯 다른 두 사람이런 풍경을 보니까 훈이와 협이..